2007년 10월 4일 목요일
바보들이나 딕테이션 한다.
이처럼 말이란 두 사람간의 의사소통의 도구일 뿐이다. 즉, ‘소리약속’이다. 인간은 이와 같은 수 많은 ‘소리약속’을 사용해서 자신의 머리에 있는 ‘생각의 그림(Image of thought)’이나 혹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느낌의 그림(Image of feeling)’을 느끼고 이해한다. 결국, 의사소통에 있어서 말은 도구일 뿐이고 정작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마음과 생각의 그림을 느끼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의사소통은 그러기에 ‘문장’의 주고받음이 아니라 ‘소리’를 통해 ‘마음과 생각의 그림’의 주고 받음이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의사소통을 문장의 주고받음이라고 생각하기에 문법을 생각한다. 그러나 문법이 틀리든 단어가 좀 안 들리든 상관없이 그냥 최소한 “저 사람이 이런 느낌, 이런 생각을 머리 속에 그리고 있구나!”만 알면 된다. 하지만 우리는 문법이 틀리느니, 저 사람이 말한 단어를 다 기억하느니 하는 것에 신경을 쓴다. 그러니 미국말이 어렵지!필자는 영어를 공부한답시고 딕테이션(Dictation)을 너무 열심히 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많은 선생님들이 침을 튀겨 가며 딕테이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아니, 영어를 빨리 배우는 길이 딕테이션이라나? 그 말에 속아서 나도 예전에 딕테이션을 해 본 경험이 많다. 정말이지 짜증나는 일이었다. 딕테이션은 일명 ‘받아쓰기’다. 미국말 받아 쓰기 말고도, 어렸을 적에 한국말 받아쓰기를 한 기억이 많이 날 것이다. 그러나 받아쓰기는 우선 말을 듣고 말하는 것에 아주 익숙한 후에 하는 것이다. 어디 받아쓰기를 이제 말문이 트여 겨우 “엄마! 아빠! 까까! 맘마!”나 하는 아기들에게 하라고 강요하는 것 봤나? 만약 받아쓰기가 한국말을 배우는 좋은 방법이라고 연설을 하며 이제 겨우 기어 다니는 아기에게 강요하는 사람이 있으면 ‘미친놈’ 소리 듣기 십상이다. 말을 배울 때는 딕테이션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듣고 입으로 직접 따라서 흉내내기 ‘이미테이션(Imitation)’이 필요하다. 받아쓰기는 이미 말 잘하는 아이들이 들었던 소리를 철자로 바꾸어 표현하는 훈련일 뿐이다. 그것을 한다고 말이 느는 것은 아니다. 단지 철자훈련이 늘 뿐이다. 그런데 한국의 영어현실은 딕테이션을 미국말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으로 사용한다. 다 쓸데 없는 짓이다. 한 번 생각해 보라! 아무리 어른이라고 해도 상대방과 대화하면서 방금 전에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한 단어도 틀리지 않고 다 기억해서 종이에 옮겨 쓸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되나? 만약 한 자도 틀리지 않고 모두 기억해서 다 옮겨 쓴 사람이 있다고 치자! 당신은 그 사람의 한국말 실력 혹은 국어 실력이 우리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대단하다고 말하겠나? 우리는 상대방이 금방 한 말의 모든 문장과 문법, 단어들을 다 기억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냥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머리 속에다 상대방이 전달하고자 하는 ‘생각이나 느낌의 그림(Image)’을 따라가며 그린다. 자! 정리해 보자. 의사소통은 문장의 주고받음이 아니라 ‘생각이나 느낌의 그림’을 주고 받는 것이다. 또한 말을 배울 때는 딕테이션(Dictation)이 아닌 이미테이션(Imitation)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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